春日大社国宝殿

【국보】

본궁어요고신보류(本宮御料古神宝類)
마키에거문고(蒔絵箏)

이 거문고는 본전(本殿)에 봉납된 신보(神寶) 가운데 하나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. 나라시대(710-794)에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이러한 악기는 귀족사회로부터 높이 평가되어 황실의 아악연주회에 사용되었으나 이 거문고는 사용된 흔적이 없다. 거문고(쟁이라고 한다)는 본체 위에 안족(雁足)을 세우고 현을 붙인 후 이를 손톱으로 튕겨 연주한다. 본체에는 흐르는 물과 식물 등 아름다운 경치가 금가루를 뿌린 옻칠로 그려져 있어 대리석 무늬를 자아낸다. 금, 은만 아니라 동이 사용된 점이 특이하다. 또 구름, 날고 있는 기러기, 나비, 원앙, 그리고 드물게 벌과 벌집 등이 그려져 있다. 매우 흥미로운 것은 가로로 보면 흐르는 물처럼 보이지만 세로로 보면 새들이 절벽 사이를 나는 것처럼 보이다는 점이다. 세부까지 정교하게 그려져 있어 헤이안시대(794-1185)의 걸작으로 꼽힌다. 대부분 박락되어 있으나 가장자리에는 보상화문(寶相華文, 귀중한 꽃무늬라는 의미로 모란이나 연꽃 등 꽃을 조합한 문양)이 이카게지나전(沃懸地螺鈿, 마르지 않은 옻칠에 금가루를 뿌리는 기법과 자개 세공)로 그려져 있다. 이 작품은 일본에서 매우 귀중하고 드문 옷칠 세공 사례이다.